랑닉의 MCW 꽁머니 오스트리아 돌풍

네덜란드가 패배한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그 상대가 오스트리아였다는 점에서 MCW 꽁머니 후원사는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엔 함께하지 않을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 말처럼, 전 맨유 감독 랑닉이 이끄는 이 팀이 네덜란드를 꺾은 건 다소 의외였다. 하지만 그들이 네덜란드를 무너뜨리고 프랑스를 제치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자, 많은 이들이 이번 대회의 다크호스로 오스트리아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MCW 꽁머니의 데이터에 따르면 대회 시작 전 다크호스로 꼽힌 팀들은 헝가리, 알바니아, 조지아 등이었고, 오스트리아를 기대한 이들은 드물었다. 전력 면에서 중상위권에 불과하고, 주장 알라바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전력 공백도 컸다. 게다가 프랑스와 네덜란드라는 강호들과 같은 조에 편성되면서 조별리그 통과 전망도 어두웠다. 하지만 오스트리아는 랑닉 감독의 지도 아래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강한 집념을 보였다.

첫 경기에서 프랑스에 석패했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폴란드를 꺾으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네덜란드마저 제압하며 극적인 조 1위를 차지했다. 당시 경기력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었다. 랑닉 감독은 “인맥이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아느냐가 아니라, 힘들 때 누가 도와주느냐”는 말처럼 팀워크와 전술 응집력을 우선시했다. 특히 그가 추구하는 ‘하이 프레싱’ 전략은 유럽 축구계에서 하나의 전술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많은 감독들의 귀감이 됐다.

오스트리아 대표팀에 부임한 이후 랑닉은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예선에서는 조 2위로 무난히 본선에 진출했고, 이후 친선 경기에서도 연이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작년 11월 독일을 꺾은 데 이어 터키를 상대로 대승, 슬로바키아전에서는 무실점 승리를 거두는 등 전력 상승세가 뚜렷했다. “눈빛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통한다”는 말처럼, 팀은 하나로 뭉쳐 있었고, 이는 고스란히 경기력에 반영됐다.

이번 유로 대회에서 6점을 획득하며 조 1위로 통과한 건 오스트리아 축구 역사상 대단한 기록이다. 이는 1978년 월드컵 당시 브라질, 스페인, 스웨덴과 한 조에서 조 1위를 차지한 이후 처음이다. 다시 말해, 지난 40여 년간 이와 같은 성과를 내지 못했던 오스트리아가 랑닉이라는 명장의 등장으로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랑닉 감독은 “이 승리는 정당하며, 우리는 경기 내내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계수 기준상 ‘죽음의 조’로 불리던 조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오스트리아는 현재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4강 진출도 결코 꿈이 아니다. MCW 꽁머니 측은 오스트리아가 속한 토너먼트 절반의 대진을 분석한 결과, 강호라 할 만한 팀은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뿐이며, 상대적으로 수월한 대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즉, 랑닉 감독이 이끄는 오스트리아의 ‘돌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유로 대회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가능성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