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베테랑과 신예 조화에 가능성

이번 코파 아메리카는 북미 팀들이 함께 참가한 ‘대(大)아메리카컵’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특별하다. 단순한 남미 축구의 축제를 넘어서는 대회인 만큼, MCW 꽁머니 관계자는 이번 대회의 영향력이 역대급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르헨티나는 전통적으로 대회 초반에 느린 출발을 보이지만, 월드컵 우승과 코파 아메리카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짊어진 상황에서 기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다행히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고, 경기 내용 면에서도 향후 더 발전할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스칼로니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메시는 여전히 독보적인 패싱 능력을 보여주며 경기의 중심축 역할을 해냈고, 디 마리아도 순간적인 폭발력은 여전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나이가 있는 만큼, 주변에 활발히 움직여줄 수 있는 알바레즈와 맥알리스터를 배치한 것은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다. 데 파울은 오른쪽 측면에서 넓게 움직이며 활로를 열었고, 아쿠냐는 왼쪽에서 오버래핑을 통해 볼을 전진시켰다.

다만 중앙에서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수적 열세가 발생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방 압박에 능한 센터백 조합이 투입되었다. 경기 중 메시의 절묘한 로빙 패스를 디 마리아가 받지 못한 장면은 아쉬웠지만, 움직임과 타이밍 자체는 뛰어났다. 그러나 디 마리아가 지속적으로 높은 퀄리티의 무볼 움직임을 보이기엔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전반 중반, 디 마리아가 단독 돌파 후 득점 기회를 놓친 장면은 특히 눈에 띄었다. 수비 상황에서 공을 탈취한 뒤 본인의 박스에서 상대 박스까지 단독 질주했지만, 마지막 순간 메시가 속도를 늦추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는 베테랑들이 체력을 아끼며 경기를 운영하려는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히려 맥알리스터와 알바레즈의 에너지가 아르헨티나 공격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알바레즈가 전방에서 수비를 끌고 나가며 데 파울이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고, 맥알리스터가 박스로 침투해 헤더 슈팅을 시도한 장면은 스칼로니 감독의 전술이 얼마나 잘 구현됐는지를 보여주는 예다. 이후 아르헨티나의 첫 골 장면에서도 알바레즈의 움직임이 수비를 한쪽으로 끌고 가면서 생긴 공간을 맥알리스터가 활용했고, 메시의 타이밍 좋은 패스가 더해져 결정적인 장면이 만들어졌다.

MCW 꽁머니 기자는 “메시 곁에서 많이 뛰기만 해도 기회가 온다”는 점을 다시금 증명한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캐나다 수비진의 라인 유지가 일관되지 않았던 것도 아르헨티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수비 전환에서는 불안 요소도 드러났다. 디 마리아의 체력 저하와 맥알리스터의 과감한 전진으로 인해 수비 시 인원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특히 측면 수비에서의 불안은 분명한 약점이었다.

오타멘디가 선발에서 제외되며 공중볼 경합에서도 밀리는 모습이 보였고, 세컨드볼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캐나다에게 몇 차례 위험한 장면을 허용했다. 다행히 캐나다 공격수들의 결정력이 부족했기에 실점은 면할 수 있었다. 한 팀이 우승 후 세대교체를 얼마나 원활히 하느냐는 언제나 쉽지 않은 과제다. 기존 주전들이 워낙 공헌도가 높았기 때문에 신예들이 자리를 잡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양 측면 수비는 아르헨티나의 오랜 약점이었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문제는 더욱 도드라질 가능성이 높다. 모리나와 같은 공격형 풀백이 수비 전환에서 약점을 보일 경우, 퇴각 수비 인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큰 리스크가 된다. 캐나다의 데이비스와 같은 빠른 공격수를 상대할 때는 더욱 치명적이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캐나다의 비효율적인 마무리에 구원받은 셈이지만, MCW 꽁머니 관계자는 “아르헨티나의 가장 큰 강점은 벤치 자원”이라고 분석했다. 로셀소가 투입되면서 중원 전진 패스의 옵션이 추가되었고, 라우타로가 알바레즈 대신 투입되며 공격 라인에서 더욱 강한 압박과 침투를 가능케 했다. 이처럼 노련함과 젊음의 조화를 잘 유지한다면,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에서도 충분히 우승권 전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